16년이상 키웠던 노령견 강아지가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백내장으로 시작해서 1년이상 눈이 안보여
고생했던 녀석이 소변을 잘 보지 못하며
잠도 잘 못이루고 힘들어한다
강아지를 데리고 근처 병원을 찾았다
신부전증 3기에 고열에 많이 힘들어하길래
좀더 큰병원으로 급히 치료 또는 입원하기
위해 옮겼다
전에 수술로 인해 많이 힘들었던 터라
수술하지 않고 잘 치료되기를 바라면서
가게된 그곳
밤 7시조금 넘었을까.
도착한 병원에서 10대 후반쯤 되는 여학생이
큰소리로 울기 시작한다
6개월도 안된 강아지가 아파서 급하게
병원을 찾았는데, 주사맞고 쇼크였는지 갑자기
죽게되었다고 한다.
거의 40여분을 목놓아 우는 애절함에 마음 한켠이
아파왔다
첫날 강아지를 입원시키고, 검사비 및 하루 입원
등을 지급하고 다음날 좋아지기를 바라면서
하루를 마음조리며 보냈다 어쩌면 치료하다가
떠날 수도 있다는 말에 이제는 이별을 준비해야하나
라는 무거운 아픔이 내려앉는다
그다음날 담당 수의사원장님 전화와서는
콩팥수치가 더 올라갔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상태가 안좋다고 한다
노견이라 수술도 위험할 수 있다한다
결국 퇴원해서 잘 보살펴주다가 보내주기로 했다
병원을 찾아간 날 저녁무렵,
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어느 여자 견주분이
흐느끼기 시작한다
병원 방문한 두번째난 7살인 애견이 수술 받다가
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연이은 두번의 마음 아픈 소식에 정말 그마음이
남일 같지 않고 힘겨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퇴원전에 최대한 진통주사랑 영양주사등을 맞추고
하루를 보냈고 그 후 강아지는 너무 힘들었는지
배냇응아를 하고 경련을 이따금씩 일으키기 시작
한다. 병원 원장님들과 얘기해보니, 이런 경우
자연사일 경우에는 아이가 너무 큰 고통을 계속
안고 간다해서, 아픈마음으로 안락사를 선택했다
늘 산책했던 그 길은 이제 마지막 산책
길이 되나보다 생각하니, 속상하고
맘이 울컥해졌다
햇빛을 의식하는 보이지 않는 눈을 바라보는데
걷잡기 힘든 경련을 또 일으키기 시작한다
아이를 보니, 좀더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보다
안아프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존재의 사라짐. 정말 어느게 최선인지
아이러니한 생각들이 복잡해져만 간다
연 이틀간 어린 강아지와 7살 강아지의 갑작스런
죽음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인근 병원에 도착했을 때,
또 다른 8년정도 된 강아지가 기본 검사등을
받고 심각하게 상담중이다.
빨리 2차병원 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얘기등등이
진료실을 통해 들려온다
죽음에 끝자락에 있는 우리 강아지를 본
반려견 보호자는 우리 강아지를 측은하게
바라본다
언뜻 보기엔 건강하게 보인 강아지가 희망이
있어서 부럽기도 했다. 그 강아지가
2차병원으로 나간 후 우리 강아지는
고통을 덜하기 위해 수면마취를 맞게 된다
수면마취제를 맞은 후 정말 짧은 순간에
깊은 수면에 빠진듯 하다
마치 우리가 내시경을 준비하기 위해
수면 마취제를 맞고, 짧은 순간 깊은
수면의 세계로 빠진것 같이,
수면 마취하고, 다음 주사까지 잠시 좀더
머물고 싶었다
얼마되지 않아 방금전에 2차 병원으로
향했던 강아지가 다시 돌아왔다
뭔가 위급한 상황 같아 보였고
원장님은 심폐소생술을 하게 되었지만
금방 세상을 떠나버린 또 한마리의 강아지
그리고 여자 견주의 울음..
연 3일째 주변에서의 강아지들의 죽음을
목격하니, 정말 안타까왔다
안락사를 준비하는 우리 가족이 오히려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반면,
갑작스럽게 이별을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견주
들의 슬픔은 옆에서 봐도 너무 힘들어 보였다
수면이 깨기전, 우린 아이와 이별을 하고
보내주기로 했다
연한 아이보리색의 주사기에 생각보다
주사량이 많아서 원장님께 여쭤본다
이렇게 많이 투여가 되는거냐고,,
혹시 모를 더딤(?)을 방지하기 위한 정량이라
한다. 가슴이 메어왔고 그 주사액 투여에
그리 금방(약 10초정도후) 갈 수밖에 없는
생명력의 무기력에
참 마음아프고 허무하기까지 했다
아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못했다
그냥 이런 상황이 온게 너무 속상하고
마지막 이별모습이 죄책감 들만큼
맘이 안좋았다
16~17년 가까이 늘 머물러 줬던 강아지
고맙고 미안했어
원장님은 청진기를 두번 대시더니, 심장이
멎었다고 한다.
그때 강아지의 눈을 보았다 살짝 떠 있는
그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혀 있고
눈망울은 오래 앓아 실명된 눈동자가
아니라 맑은 어린날의 눈동자를 간직한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
반려견과의 이별은 갑작스럽거나 미리
예견하거나 모두에게 커다란 슬픔일 수 밖에
없다
만남과 이별은 불가분의 관계인 듯하다
만났을 때 그렇게 귀엽고 똑똑하고 귀여운
녀석은 어느새 노령견이 되어, 눈도 실명되고
잘 걷지도 못하고 여기저기 부딪히고, 힘들어
하다가 결국 자연의 이치대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너무 너무 미안할뿐이다
먼저 보내서, 아프게 보내서.
녀석을 보내고 돌아오는길에 때이른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한다.
펫로스 증후군이란 단어란게 실감이 난다
로스- 상실. 이건 실연의 감정과 흡사하다
문득, 멀리 떠나보내는 장면들로 인해 가슴
한켠이 갑갑하고 아파온다
생로병사의 긴 여정이 우리 인간과 똑같은
것 같다
어쩌면, 반려견을 돌본게 내가 아닌듯,
때론 내자신이 힘들었을 때, 아무 생각없이
산책하고 같이 머물렀던 순간들로 인해
자신이 위로 받고 너로인해 웃는 시간들이
오히려 더 많았다는게 새삼 이제서야 생각이
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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